신간소개

제목 이영희작가 장편소설『비망록,직지로피어나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12-20 10:36:35
조회수 3




이 소설은

직지소설문학상 수상작인 이영희 작가의 장편소설로 인간 묘덕에 관한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직지 관련 소설에서는 묘덕을 흥덕사에서 주조한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만드는데 시주를 한 비구니로 묘사하는데 그치고 있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의 일생과 염원을 자세하게 다룬다. 세종시대 장영실의 제자인 묘덕의 증손자 기현을 화자로 묘덕의 비망록을 풀어가는 겹서사 구조가 이야기의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장편소설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는 천애 고아 묘덕의 출생부터 결혼, 출가, 금속활자본 직지 제조 등으로 이어지는 삶의 애환과, 큰스님 백운 화상에게로 향하는 연정 그리고 직지 세상에의 간절한 염원에 이르기까지 풍요롭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관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서사를 이끌어 내는 작가의 상상력과 창조력은 만만찮은 내공을 보여준다. 특히 묘덕의 삶과 염원을 치열하게 묘사해 뛰어난 현실감을 얻고 있는데, 자료조사에 많은 공력을 들여 그것이 생동감 있는 세부묘사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직지直指란 이름을 풀이하면 곧바로 가리킨다는 뜻인데 대체 무엇을 가리킨다는 것일까? 이는 직지의 중심 주제인 직지심체直指心體를 말하는데, 선종의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에서 나온 것이다.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에서는 이런 직지의 뜻을 백운 화상의 입을 빌려 반복해 들려주면서, 우리들의 견성성불을 염원하고 있는 뛰어난 불교 소설이기도 하다.

소설은 묘덕이 직지를 만들어가는 시대적 배경과 함께 많은 에피소드들이 곁가지를 뻗고 있으며, 인간 내면 심리의 저 깊은 질곡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이 감칠맛 나면서도 유장하게 어어진다. 특히 백운 화상에 대한 묘덕의 연정은 시종일관 소설을 긴장감 있게 만들면서, 묘덕의 인간 됨이나 성격을 다각도로 부각시킨다. 묘덕을 키워준 공양주보살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 역시 소설의 긴장감과 흡인력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여자인데도 남장을 하고 살아야 했던 묘덕의 모습을 통해 남성 중심 양반 사회의 가치에 대해 대담하고 당차게 대응하는 묘덕을 그리고도 있다. 생불의 경지에 도달한 백운 화상의 정신적인 측면의 몰입도를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장면들도 실감 나게 와닿는다. 54세의 나이에도 중국으로 건너가 당시 수행으로 명성을 얻고 있던 석옥 청공 선사를 만나 열심히 좌선하면서 선의 요지에 대해 끝없는 열정을 바친 백운 화상에게 스승 석옥 선사가 사제지간의 정표로 불조직지심체요절이라는 책을 주는데, 이것이 나중에 직지의 근간이 된다는 다채로운 서사도 펼쳐진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소설의 백미는 금속활자본 직지를 인쇄하기 위한 묘덕의 출판 프로젝트이다. 마치 그 시대를 사는 듯한 뛰어난 현장감과 주조 방법의 철저하고도 세밀한 묘사를 통해 직지 제작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는 평범한 묘덕이라는 인물이 변모해가는 과정을 상세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보여주어 독자들이 금속활자로 직지 세상을 이루어내는 아름다운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비범한 역사는 평범한 누군가의 시간으로 빚어낸 덩어리이다.’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다. 바로 묘덕의 인생 전부를 대변하는 말이다. 묘덕의 간절한 염원이 피어 올리는 향기와 같이 여운이 짙다. 그 비장한 아름다움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손색이 없고, 애절한 그리움을 환기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피와 실감을 지니면서도 초월성을 느끼게 하는 언어들은 묘덕의 소용돌이치는 의식과 염원을 정밀하게 빗어 응축된 감응력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이러한 감응력은 간절한 염원의 심층에서 발효한 직지의 세상 그 자체를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보여준다.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의 시대 배경은 시간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의미 있는 공간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직지라는 소재의 역사적 성격이 작가의 폭넓은 관심 속에 재창조 과정을 거쳐 역사소설의 의미로 새롭게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단순한 과거의 재현을 넘어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과거와 현재를 뛰어 넘어 직지에 내포된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제 그 의미를 찾아 길을 떠나야 하는 우리에게 묘덕이 만들어 놓은 그 길 위에 다시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는 소설이다.

 

목차

작가의 말

 

토사구팽 / 10

우주 원리를 담은 문자 / 17

천지동근 물아일체 / 26

길 잃은 길 / 30

억겁의 인연 / 39

동병상련의 정 / 47

경계(境界) / 61

벽란도 / 70

아첨과 음모 / 75

석학과 조우 / 81

개안 된 세상 / 89

입지(立志) / 100

꿈같은 날들 / 121

업보 / 134

칩거 / 147

결초보은 / 155

텅 빈 우주 / 163

무심 무념의 설법 / 169

보쌈 / 174

재회 / 181

밀랍 주조 / 186

묘덕 계첩 / 200

무심의 대 명당 / 208

출가 / 218

천붕지통(天崩之痛) / 232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 / 241

길을 내다 / 256

 

해설

간절한 염원이 피어올린 직지의 세상 / 김성달 / 265

 

작가의 말

 

본문 속으로

지금부터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놀라지 마라.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느니라. 너는 어려서 봉황과 연꽃문양이 있는 강보에 싸여 내게로 왔구나. 말을 시작하면서 나를 아비로 공양주를 엄마로 불렀지. 어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내게 왔지만 나는 너의 재롱에 빠져서 참선도, 중이라는 것도 다 잊어버릴 지경이었다. 오해도 많이 받았지만 모든 것을 세월이 덮어주더구나. 묘덕 계첩도 받고 했으니 이제부터 너는 사내아이니라.”

 

묘덕은 개안이 된 듯 눈이 뜨이고 정신적으로 굉장한 부자가 된 것 같이 기뻤다. 근본도 모르는 우물 안의 개구리가 감히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당대의 훌륭한 석학들과 같은 배 안에 있다는 게 꿈만 같았다. 벼슬아치에겐 백성이 안전에도 없고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위인들이라는 묘덕의 고정관념이 당장에 깨졌다. 밥값을 제대로 하는 선비다운 벼슬아치들과 눈이 마주치자 묘덕은 가슴 속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깍듯한 묵례를 보냈다. 이런 기회를 주신 부처님께 합장했다. 정안군 나리와 큰스님께도 다시 한번 큰 고마움을 느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자식은 부모 팔자를 닮는다지만 근본도 모르는 업둥이가 또 업둥이를 생산할 수가 없어. 뿔이 있는 짐승은 이가 약하다고 하는 각자무치(角者無齒)라는 말이 떠올랐다. 한 사람에게 두 가지 기회나 복을 다 주지 않는다더니 모처럼 큰 뜻을 세우고 일을 시작하려는데 이 무슨 변고인가.

십여 년 딱 한 분만을 연모했는데 사미승한테 생각지도 않는 큰 실수를 범하여 엮이고, 이십여 년 오매불망 나만 생각했다는 그분을 따라가야 한다니 참 기구한 운명이다. 하긴 그토록 정안군이 나를 원하고 자식을 원하니 어찌 보면 잘된 일이 아니던가.’

 

성불하고자 한다면 일체의 불법을 다 배우려 하지 말고,/오직 구함이 없고 집착이 없기만을 배우시외다./구함이 없으면 마음이 나지도 않고/집착이 없으면 마음이 멸하지도 않으오이다./나지 않고 멸하지 않는 것이 곧 부처님인데/그대들은 어찌하여 마음이 곧 부처님이며/부처님이 곧 마음임을 알지 못하고/부처님으로 다시 부처님을 찾으면서/강서와 호남으로 저렇게 돌아다니고 있으시오이까./한 가지 의심만을 품고/다른 한 가지의 의심만으로는 남의 문호를 찾아다니며/그것을 구하고자 총총히 달리는 것은/마치 마른 사슴이 아지랑이를 물로 알고/ 달리는 것과도 같으니,/그 언제 상응을 얻을 수 있겠나이까./ 나무아비타불.”

 

내리누르던 먼 산꼭대기 잿빛 구름/작달비 되어 내린다./달빛 훔친 밤비 되어 속살거린다./꽃망울 고운 꿈 적실까 봐 고이고이 내린다./이 밤의 고요가 꽃에 스미어/봉긋이 내린 꽃망울이 애처롭다./꽃망울 적시지 말고/ 이 마음이나 푹 적셔다오/잎새마다 물기 터는 소리/일렁이는 바람 따라 사운 대누나./짙푸른 녹음 따라 여름은 깊어가는데/띄엄띄엄 뭉게구름 힘들게 산허리를 넘고/바로 식힌 한숨을 한껏 토하니/나도 구름 따라 산허리를 넘고 싶네.

 

처음에는 다 아셔야 하니 개괄적으로 대충 말씀드리겠사옵니다. 먼저 글자 본을 정하고 사봉인 밀랍을 끓여 정제하고 굳혀서 잘라 놓사옵니다. 거기에 글자 본을 뒤집어 붙이고 어미 자를 만들어 밀랍 봉에 붙이옵니다. 거기에 속 거푸집을 씌워 그늘에서 말리고, 그 위에 겉 거푸집을 씌워 그늘에서 또 말리나이다. 완전히 건조되면 불에 구워서 밀랍이 녹아 나오게 하나이다. 거기에 쇳물을 끓인 것을 바로 붓사옵니다. 완전히 식으면 톱으로 잘라 쇠줄로 다듬나이다. 이 활자를 보관함에 부수대로 보관한 다음 조판을 하여 유연묵을 바르고 인체로 문지르옵니다. 이렇게 인쇄된 것을 서책으로 만드옵니다.”

 

묘덕이란 이름은 위로는 불법의 진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제조하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보살도를 닦아서 미묘한 공덕을 원만히 갖추라는 뜻을 지닌 이름이다. 또한 정법안장(正法眼藏)에서는 뛰어난 덕이란 의미이고, 교행신증(敎行信證)에서는 묘덕보살, 즉 문수보살(文殊菩薩)을 말하기도 하는데 그대로 이 이름이 좋으냐?”

 

드디어 우리가 금속활자로 백운 화상 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을 꽃으로 피어나게 하는 대역사를 이룩했습니다.”

모두 감격했다. 부처님 전에 한 부를 먼저 올렸다.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인쇄하고 백운 화상님께 직접 드렸었는데.’

그 서책을 눈으로 보고 그 소리를 듣자 묘덕은 삼 년 만에 기적같이 말문이 터졌다.

! 큰스님 감사하옵니다. 저를 살리는 분도, 저를 병들게 하는 분도 큰스님이시옵니다. 직성直星이 풀리게 하는 분도 큰스님이시지요.”

묘덕은 공손히 합장했다. 두 눈에서는 이제껏 참았던 눈물이 초로의 주름살에 골을 내듯 흘러내린다.

원인이 소멸하면 낫는다고 하여, 돌아가신 큰스님이 살아오실 리 없으니 명의가 아니고 돌팔이 아닌지 했는데 진짜 명의였네. 벙어리 말문을 틔워주는.’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권하

선광 칠년 정사 칠월 청주목 외 흥덕사 주자인시

연화문인 석찬 달잠

시주 비구니 묘덕

 

입으로 읽지 말고/뜻으로 읽으며/뜻으로 읽지 말고/몸으로 읽자

 

추천의 글

이영희 작가의 󰡔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는 역사적 사실과 허구적 상상력을 엮어낸 작가의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고려 말에서 초선 초에 이르는 시기를 대상으로 실존 인물과 역사적 상황을 허구적 내용 속에 무난하게 잘 녹여냈다는 데 좋은 점수를 주었다.

-심사평 중에서

 

작가의 말

천애 고아 묘덕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금속활자 직지 발간에 전액 시주하며 인생 비망록을 남겼습니다. 묘덕의 증손자 기현은 고려의 패망으로 복천암에 은거하다가 장영실의 제자가 됩니다. 소항주에서 실종된 스승을 찾지 못하고 돌아가 비망록을 훈민정음으로 기록할 다짐을 합니다. 거기서 만난 구텐베르크가 조선에서 더 배워 성서를 발간할 것으로 전개됩니다,

천지동근 물아일체라고 했으니까요. 하늘과 땅의 뿌리는 하나이고 나와 더불어 일체라는 이 말은 우주가 생길 때부터 진리일 것입니다. 십 사오 세기에도 우주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고 멀리 떨어진 유럽과 고려도 틀림없이 왕래가 있었을 것입니다. Corea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것이 그 시대부터이기 때문입니다.

 

독일 마인츠시를 방문하여 생생하게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생각뿐, 코로나로 마인츠시를 가지 못하고 구텐베르크가 기현을 따라 조선에 오는 것으로, 안타깝지만 더 나을 수도 있는 마무리를 했습니다.

묘덕의 비망록이 시간으로 빚어져 직지로 피어난 것이지요.

 

저자소개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충북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맥문학 수필 등단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동양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직지 소설 문학상, 충북수필문학상,

청주시 생명글자판 공모 당선.

직지시 낭송 금상을 수상했다.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충북 소설가협회 사무국장,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충북수필문학회 부회장, 청풍문학회장 역임.

충청북도교육청 방과후학교 지원단장을 역임했다.

수필집 󰡔칡꽃 향기󰡕 󰡔정비공󰡕

소설집󰡔비망록, 직지로 피어나다󰡕

중부 매일 아침 뜨락을 집필 중이며 청주시 11책 강사를 하고 있다.

 




댓글

  • 이현신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1-12-20
  • 김창식(청주)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1-12-21
  • 이광복

    축하합니다.

    2021-12-21
  • 성지혜

    장편소설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1-12-23
  • 공애린

    축하드립니다~💐

    2021-12-25
  • 김성달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1-12-27
  • 이월성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1-12-28
  • 서유진

    이영희 선생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1-12-30
  • 정진문

    출간을 축하합니다.

    2021-12-31
  • 송주성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2-01-06
  • 김채형

    신간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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