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제목 차호일작가 소설집 『표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11-18 10:37:33
조회수 3




이 소설은

차호일 작가의 소설집으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삶의 풍경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과 인간 내면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다. 고독과 심연의 그 과정은 슬프고도 아름다운 감동의 여정이다.

표제작인 표절은 독거노인 고독사 문제를 위한 사회안정망 구축에 관한 용역을 의뢰받아 작업 중인 화자가 시체로 발견된 스님과의 시절 인연을 담담하게 회상한다. 남루한 그의 소지품에서 발견한 르낭의 예수의 생애와 성경, 불경 등의 서적들을 보면서, 그가 성경은 불경을 표절한 것이라고 한 말을 떠올리며 어차피 우리 모두는 어느 누군가의 인생 표절이 아닌가하는 깨달음에 이르는 여정의 세계는 짙고도 깊다. 슬픔은 낙엽처럼은 말기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의 유골을 가지고 그와의 함께 했던 공산성을 비롯해 곳곳을 찾아다니며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여자의 애틋한 마음이 오래도록 섬세한 떨림으로 남는다. 변신은 화자인 김 교수가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읽다가 교통사로 갑자기 죽은 친구 상국의 변신을 떠올리며,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을 위해 사는 인생을 생각한다. 달맞이꽃은 인생의 해답을 찾기 위해 세상 이곳저곳을 떠도는 내가 집단 자살을 하는 일행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인생의 구경을 들여다보는 깊이가 상당하다. 광장은 캄보디아 톤레삽 호수에서 살아가는 한국인 인물이 겪은 전쟁 상흔의 비극성과 최인훈의 소설 광장주인공의 삶을 대비하면서 결국 삶은 자신의 의지로 자기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운명의 목소리에 순응하는 인물의 모습이 선연하게 와 닿는다. 별에서 온 아이는 동화 같은 분위기에 동화 같은 인물의 동화 같은 이야기이지만, 그 낙동강 삼각주에서 있었던 별에서 온 아이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나이든 지금의 나와 나의 현실이 무엇보다도 큰 시간의 실재감으로 다가와 새삼 세월의 무게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여수행은 여수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의 기억 때문에 여수를 찾은 나는 그 이후 구조조정을 당하거나 사업의 실패 등과 같이 인생의 고비마다 때면 틈틈이 여수로 간다. 나의 삶과 심리가 현재를 살아가는 이 땅의 중늙이들의 모습인 것 같아 애잔하면서도 여인으로 상징되는 초인을 기다리는 열망이 강하게 느껴진다. 정선아리랑은 화장막 공원에 근무하는 시청의 보건사회과 직원과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 산골마을이 고향인 사내와의 사연을 핍진하게 그리고 있는데, 음악도였다가 민주화운동에도 몸담았던 사내의 살아서 번득이는 형상이 인상적이다. 비둘기, 작품13은 광산촌의 풍경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고, 나와 화자를 비롯한 인물들은 저마다의 숨결로 살아서 꿈틀거려 비둘기야, 날아라. 날개야, 펴져라. 날자. 날아라, 날자꾸나, 한 번만 날아보자꾸나. 이 비천한 인간, 날자, 날아보자꾸나, 한 번만 날아보자꾸나하는 마지막 문장이 오래도록 가슴을 후벼판다. 운명은 담임을 맡은 아이들이 사고를 당하거나 죽는 경우가 많은 정우근 선생을 보며 정말 운명이라는 게 있는 것인가 자꾸 되씹게 된다. 노란 집의 저주노란 집으로 상징되는 중상류층의 속내와 몰락의 현장을 통해 우리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여름 일기6·25 전쟁을 몸으로 겪는 소년과 바우의 삶과 운명을 아주 즉물적이면서도 현장감 있게 그려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계속 되묻게 만든다. 그 집 앞은 퇴색하고 허물어진 고향의 그 집들 앞에서, 그때를 되돌아보는 나를 통해 고향의 상실이 아닌 새로운 전통을 위한 희생양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다시 지하철을 타는 소시민의 모습이 군더더기 없이 정직하면서도 절실하게 그려지고 있다. 기점은 취직을 하지 못하는 절망감에 5개월째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내가 결국 기점을 향해 다시 일어서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배신의 피배신을 주제로 하는 수업에서 유다를 비롯한 정치적인 인물들의 배신을 가지고 토론하는 과정과 결론이 담담하면서 시의적이다.

이처럼 차호일 작가의 소설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한 자기 반영적 서사와, 과거 회고적인 텍스트를 통한 상상력 공간의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진지한 엄숙성의 세계를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텍스트 사이 대화는 시대성의 문제의식과 연관하여 흥미로우면서도 무엇보다도 작가의 자기 반영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서사의 세계이다.

 

목차

표절 / 7

슬픔은 낙엽처럼 / 29

변신 / 51

달맞이꽃 / 71

광장 / 91

별에서 온 아이 / 111

여수행 / 131

정선아리랑 / 151

비둘기, 작품13 / 171

운명 / 191

노란 집의 저주 / 211

여름 일기 / 237

그 집 앞 / 257

기점 / 279

배신의 피 / 299

 

후기

 

본문 속으로

나는 그의 마지막 고독한 모습을 보면서 그가 성경은 불경을 표절한 것이라고 한 말을 떠올렸다. 그렇게 표절을 통해 성경 같은 훌륭한 작품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그도 그의 스승인 성철 스님을 조금 표절했더라면 훌륭한 큰 스님으로 남았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어느 누군가의 인생 표절이 아닌가. (표절)

 

남편은 말했다. 낙엽기의 공산성이 어떤지 알아, 낙엽기의 공산성은 저만치에서 군밤장수가 군밤을 팔고 저만치에서는 가난한 화가가 낙엽기를, 그리고 저만치에서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옛날 그들의 향수를 그리워하며 사진을 찍어. 바람이 한번 불면 낙엽이 공산성 위로 떨어지는데 그 모습은 추풍낙엽이라는 표현이 있던가 바로 그거야. 그 아래 서게 되면 나는 할 말이 너무도 많지. 정말 할 말이 너무도 많지. 남편은 정말 할 말이 너무도 많은 사람처럼 감격에 차서 말하였다. 공주의 많은 곳 중에서 남편은 유난히 공산성을 사랑했다. (슬픔은 낙엽처럼)

 

명훈은 이후로 머리에 금이 가는 듯한 두통을 느꼈다고 했다. 이것이 전쟁이란 말인가? 이렇게까지 하려고 이 월남 땅까지 왔던 것인가? 명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쟁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 옆의 동료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감에마저 휩싸이게 되었다. 더욱이 전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그냥 빨리 이 월남 땅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그렇다고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지난 시절을 전쟁과 혁명으로 앗긴 것을 기억해 내었다. 좌우가 난립하고 갈 길을 잃은 채 반공만이 최고의 가치인 양 편향되어지는 고국이 싫었다. 어쩌면 그의 중간인 적인 성격이 지식인인 그를 월남으로 자원하게 한 요인이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광장)

 

그가 다시 여수를 찾았던 것은 그가 은행을 그만두고 작은 사업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그는 은행을 퇴직하고 건어물 상회를 운영하였다. 친구의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 친구가 건어물 상회를 하다가 그만두고 아들을 따라 미국으로 간다면서 그에게 가게를 헐값으로 넘긴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퇴직금과 그리고 무엇보다 이 세상 가족이라고는 그 혼자밖에 없는데 무엇을 못하겠는가 싶은 자신감으로, 또 노후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그 가게를 인수했다. 더욱이 그는 은행에 있었기 때문에 자영업이 돌아가는 상태는 조금 알고 있었다. 그는 생각 없이 덜컥 친구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것이 잘못이었다. 친구의 가게는 빈 껍데기뿐이었고 이미 가게도 오래전에 팔린 것이었다. 친구는 어리숙한 사회초년병인 그에게 이중판매의 사기를 쳤던 것이었고 그는 그 친구의 계획대로 속아 넘어갔던 것이었다. 그가 인수하고 채 석 달도 되지 않아 가게에 대한 실질 소유주의 폭력에 의한 것 같은 강압으로 고스란히 가게를 앗겼다. 그는 빈털터리가 되었다. 친구를 잡아 죽이고 싶었다. (여수행)

 

내가 그런 정우근 선생님을 보면서 느낀 것은 왜 하필 그의 반에서 그렇게 세 번씩이나 연거푸 아이들이 익사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우연일까? 아니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좀 이상했다. 물론 그 후 정우근 선생님에게서 그런 일이 또 계속되었는지는 모른다. 나는 졸업을 하고 인근 대도시 중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정우근 선생님에게 어떤 귀신이 붙은 것일까? 아니면 정우근 선생님 인생에 그때 그렇게 사람이 죽는다는 운명이 붙어있는 것이란 말인가? 언젠가 정우근 선생님은 담임 맡기가 무섭다고 우리들에게 말했다. 정우근 선생님도 자신에게 내린 운명의 어두운 그림자를 느끼고 있었기에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 것을 보면 이 세상 모두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언제 어느 때 그런 일이 있으리라는 것, 그런 것은 모두 하나님이 정해놓아서 인간은 그냥 무대 위에서 그 정해진 대본대로 움직이다가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운명)

 

나는 발을 힘차게 밟으며 큰길로 나왔다. 이 나의 작은 깨달음에 대한 기쁨으로 나는 어느 때보다도 힘차게 주눅 든 가슴을 활짝 펼 수가 있었다. 아아, 내 작은 배짱에 고향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생각은 얼마나 자신감 넘쳐흐르게 하는 일인가? 모든 나를 억누르는 압박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재충전의 용기가 다시 솟는 것 같았다. 나는 그날 밤 2킬로미터 남짓한 역까지의 거리를 큰길을 따라서 걸었다. 그리고 밤차를 탔다. 이튿날 아침,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아득바득 생활을 영위하는 소시민이 되어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 (그 집 앞)

 

 

추천의 말

인간 내면의 본질을 파헤쳐 잃어버린 심연과 고독을 찾아가는 노정에서 만나게 되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감동들

-독자 A(수원)

  

좋은 작품을 위해서는 적절한 내용도 필요하겠지요. 그에 걸맞는 참신한 방법도 요구될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나의 가슴에 위안을 줄 수 있는 감동은 더욱 절실한 것입니다. 우리 시대 감동의 소나기 메신저, 차호일 작가

-독자 B(청주)

 

인간 존재의 근원과 사랑, 그리고 궁극적 의미를 슬프고도 아름답게 그려낸 감동의 소설집

-독자 C(부산)

 

작가의 말

책을 엮으면서 문학이란 무엇인가? 왜 나는 글을 쓰는가? 생각해 봅니다. 여러 생각을 해보지만 결국은 문학은 감동을 찾는 작업에 다름 아니다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효용적인 기능 차원을 넘어 감동은 원초적으로 문학이 가진 가장 본질적인 것이라 아니할 수가 없겠습니다.

갈수록 우리의 삶은 팍팍하고 살벌해지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증오, 불신, 편견과 같은 인간성을 파괴하는 각박한 상황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때때로 우리에게 문학마저 없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끔찍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감동을 짓고 싶습니다. 누구나의 가슴에 희망을 주는 해바라기 같은 작품을 남기고 싶습니다.

 

저자소개

서울출생, 문학박사, 문예한국, 충청일보 등에 작품을 발표함으로써 등단

저서 󰡔비명소리󰡕, 󰡔달빛끄기󰡕, 󰡔그해 여름의 이상했던 경험󰡕, 󰡔아주 오래된 기억󰡕,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디지털시대 우리문학 다시 읽기󰡕 외 여럿

 




댓글

  • 공애린

    축하드립니다~💐

    2021-11-23
  • 송주성

    축하드립니다.

    2021-11-23
  • 이월성

    축하드립니다.^^

    2021-11-24
  • 이광복

    축하합니다.

    2021-11-26
  • 이현신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1-11-29
  • 성지혜

    소설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1-12-10
  • 김성달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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