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제목 강태근 작가 중편소설집『숨은 꽃들의 귀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11-16 13:33:26
조회수 120




판형 135/190, 460쪽  가격 18,000원  ISBN 979-11-90526-24-1(03810)

발행일 20201031일  도서출판 도화

 

이 소설은

강태근 소설가가 그동안 문예지에 발표한 다섯 편의 중편을 묶은 중편 소설집이다. 70년대와 80년대를 비롯해 2020년 현재, 시한폭탄 같은 시대의 고민을 온몸으로 감당해온 작가의 시간을 치열하게 그리고 있다.

목신의 오후는 자신의 손으로 동료를 감원한 충격으로 자살을 선택한 아버지의 딸이 정신과 의사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통해 직장인들의 애환을 서글프게 그리면서, 병원 개업의인 형준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집요하게 파헤치고 있다. 김처선전은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소설로 네 임금을 모신 환관 김처선과 그의 아들을 통해 충절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 여자의 겨울은 시도 때도 없이 불장난을 하는 딸을 가진 여자와 그를 상담하는 의사, 또한 그의 주변인들의 모습과 생활을 촘촘하게 엮어 만화경 같은 우리 사회의 진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우리 곁에 살다 간 나옹 선사는 실명 소설로 경희대 문예장학생 동기들 가운데 시부문 문예장학생 조영호와, 한수산 작가의 필화사건에 억울하게 연루되어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박정만 시인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들려주어서 한국 문단의 이면사로도 충분히 읽힌다. 출구 없는 비상구40여 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모아 가르치는 대안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장춘일 선생의 형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출구 없는 비상구교육의 현주소를 충격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강태근 작가의 중편 소설집 숨은 꽃들의 귀환은 해직 교수 출신인 저자의 체험과 현실적인 삶의 총체성이 느껴지는 이야기와 탄탄한 구성을 바탕으로, 인간과 우리 사회의 아픔을 예민하게 진단하고 어루만져주는 감동의 귀환이다.

 

목차

작가의 말

 

목신의 오후 · 15

김처선전 · 127

그 여자의 겨울 · 239

우리 곁에 살다 간 나옹 선사 · 307

출구 없는 비상구 · 407

 

본문 속으로

형준에게 있어서 죽음이란 이렇듯 심각한 것이 될 수 없었다. 그는 또한 내세를 믿는 영혼주의자도 아니었다. 그는 다만 육체의 기능으로써의 정신을 믿는 정신과 의사로서 주어진 현실에만 충실하려고 애썼다. 그에게 있어서 삶은 열심히 살아야 할 대상이지 회의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어째서 현실적 상황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한 사내의 죽음이 그의 무디어진 감성을 자극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어쩌면 자신이 지금 무허가 싸구려 의약품 사건으로 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탓에 심경이 다소 나약해진 것인지도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목신의 오후중에서)

 

처선도 알고 있다. 이렇게 더럽고 인간답지 못하게 살기보다는 차라리 떳떳하게 죽는 편이 마음 편하리라는 것을. 그러나 사람의 목숨만큼 더럽고 간사한 것이 있을까. 얽히고설킨 인간의 연을 그렇게 쉽게는 끊을 수가 없었다. 끊어지지가 않았다. 처선으로서는 연산주가 하는 일을 지켜보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무간지옥에서의 고통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김처선전중에서)

 

희망요? 그렇지요, 우리들에게 언제나 희망이 없었던 건 아니지요.”

주 여사의 입가에 냉소가 흐르는 것을 보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향한 반문이기나 하듯이 물었다.

희망을 갖지 않는다는 말씀입니까?”

그야 저도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지요. 그러나 살인죄를 저지른 자는 몇 년 살고 나오면 그만이지만 총 맞아 죽은 사람은 어떡하지요? 경제 범죄를 저지른 자들도 몇 년 감옥에 들어가 꾹 참고 있다가 나오면 온갖 나쁜 짓을 해서 벌어 챙겨 놓았던 돈을 가지고 평생 떵떵거리며 잘 사는 현실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희망은 어떤 것이지요? 좋아요, 그건 그렇다 쳐요! 제 자신이 그렇게 국가의 앞날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애국자가 못 된다는 걸 잘 아니까요. 평범한 한 사람의 여자로서 아내로서 제가 소망하는 것은 그렇게 엄청난 것이 아니에요. 제 가정을 온전히 지키고 싶은 거예요. 남편이 다시 옛날의 건강한 남편으로 돌아 갈 수 있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남편과 제가 겪은 고통의 세월은 설명하기 어려워요.”

이해할만 합니다.”

이해하신다구요? 겪는 저 자신도 잘 이해가 안 되는 악몽이었어요. 남편이 며칠인가 어딘가에 갔다 오고 나서 사람이 그렇게 달라질 수가 없었어요. 남편은 아주 말이 없어져버렸어요. 사람의 감정을 짜내는 기계가 있다면 남편은 그 기계에 감정의 한 방울까지도 다 짜내지고 난 깻묵 같았어요. 남편은 말이 없어지고 사람들을 멀리 하더니아니, 사람들이 남편을 멀리하기 시작했지요. 남편은 절대 고독 속에서 점점 낯선 사람이 되어갔어요. 학교도 그만 두고 자기만의 단단한 껍질 속으로 들어가더니 거기서 거대한 분노를 만들어가지고 나오더군요. 그 분노는 저의 분노와 슬픔을 더욱 상승시켜 놓았어요. 우선 먹고 살아야 하니까 남편은 그 와중에도 무슨 일이고 돈 버는 일을 해보려고 했지만 부질없는 노력이었어요. 먹고 사는 거 그거 별거 아니다 싶어 제가 이 장사를 시작했지요. 그런데 남편은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거예요. 아무래도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할 거 같아요.”(그 여자의 겨울중에서)

 

아무리 여러 번 생각해 봐도 씨잘 데 없는 짓거리야! 학문이랍시고 허섭쓰레기 같은 씨잘 데 웁는 지식을 걸탐해봐았자, 망상만 지을 뿐이지! 그라고, 시방 경제개혁 오개년 계획이다, 새마을운동이다, 배때기 불리는 일에만 오줌똥 안 가리구 난리들인디. 앞으루 두고 보라고 사람 살 만한 시상이 되능가. 오늘 아침 신문을 봉께, 숙직을 하구 유신 궐기대회에 참석하지 않은 선생님이 긴급조치 일호를 위반했다고 파직을 당하고, 일 년 육 개월씩이나 형을 살게 되구얼마 전에는 중학교 윤리 선생님이 체육관 대통령을 뽑는 제도에 대해 바른 말을 하다가 제자가 고자질을 하여 형을 살게 되구. 지식인이라는 것들은 곡학아세하여 권력의 주구노릇을 하기에 혈안이 되야 있고것도 그렇지만, 시상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은 지금 아는 것만 해도 충분한 것인 게로 나는 이만 하산할라네. 자네들이나 풍진 세상에서 많이 배워 대성들 하시게!”

나는 누구보다도 그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은 나도 대학생활에 많은 회의와 갈등을 겪고 있던 중이었다. 특히 내가 화려하게 꿈꾸어왔던 문학에 대해서 깊은 회의에 빠져들었다. 문학은 당시 내가 꿈꾸었던 것과 달리 그렇게 화려한 것이 아니었다. 남의 집 단칸 셋방을 전전하며 동생들의 학업을 희생시켜가면서 나에게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족들의 염원에 다소라도 부응하기에는 문학은 너무나 나약한 것이었다. 매일이다시피 찾아와서 술이나 먹어가며 생활의 쇠사슬에 묶여 신음하고 있는 저 촉망받는다는 선배 시인이나 작가들그것이 그대로 나의 모습이 된다는 것은 솔직히 찬성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강의실의 찬 바닥에서 도둑잠을 자며, 이 원의 버스표 값이 없어서 매일 시오리의 서울 길을 걸어다니며 내가 체득한 것은 생활과의 간교한 타협이었다. 나는 나의 생활의 뒷다리에 살이 오를 때까지 잠시 문학과 결별하고 언제고 때가 오면 다시 문학과 뜨거운 해후를 해야겠다고 내심 갈등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 모든 것이 생경하기만 한 서울 생활에 부대끼고 가치관에 혼란을 일으키면서 진지하게 삶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동안, 허무주의에 발목이 잡혀 점점 권태의 수렁에 깊이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매사가 부질없고 시시하다는 생각. 그것은 어쩌면 음영의 비율만 다를 뿐, 조영호의 생각과 동색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곁에 살다 간 나옹 선사중에서)

 

신경정신과라니. 아니, 내가? 춘일은 동의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상식으로 정신병은 소심하거나 신경이 날카로워 사소한 일에도 과민 반응을 하는 사람이 아니면 스트레스가 쌓여 발병하거나, 그도 아니면 교통사고 같은 돌발사고로 뇌의 손상을 입어서 생기는 정신질환이다. 아무리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점검하고 자신의 성격을 자가진단 해보아도 무엇 하나 그런 사항에 근접해 있는 게 없다. 그는 대인관계도 원만하고 의지도 강한 편이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세상에 부대끼면서 칠십의 나이를 코앞에 두고 있지만 존경까지는 몰라도 모범적인 교사로서, 남편으로서, 21녀의 아버지로서 자식들을 모두 잘 키워 남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평균치의 무난한 삶을 살았다고 자부할만하다. 부부관계도 세상이 요지경 속으로 변하여 황혼 이혼과 졸혼이 유행처럼 만연하는 세상에서, 그의 신혼열차는 부속이 낡아 가끔 덜컹거리기는 해도 종착역까지의 운행은 무난할 것 같다.(출구 없는 비상구중에서)

 

작가의 말

목신의 오후, 김처선전, 그 여자의 겨울은 어두운 70년대와 80년대에 햇볕과 자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숨죽이며 숨어있던 꽃들이다. 우리 곁에 살다 간 나옹 선사, 출구 없는 비상구」 는 최근에 『한국 문학인』과 『한국 소설』의 청탁을 받고 발표한 작품인데,  출구 없는 비상구는 중편 분량의 이 작품이 원본이다.    

시간의 저 편에 숨어 있다가 귀환한 꽃들아! 지하에 누워 있는 김관식 시인이 벌떡 일어나 왜 이따위 이월상품을 명품이라고 백화점에 들고 나와서 볼썽사납게 설쳐대는 거야!” 라는 치도곤이나 맞지 말거라! 제발!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1948년 논산시에서 태어났다.

고교 재학 시 제1회 대한민국 학생예술문화상을 수상하고 경희대학교 국문과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하여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2학년 때 황순원 선생님의 추천제의를 사양하고 추천제도의 관행에 식상한 문우들과 무크지 활동을 하다가 후에 계간문예지 『문학마당』을 창간하였다. 군 복무 시 국방부주최 광복30주년기념 현상소설모집에서 김동리 선생님의 선으로 작품 고향이 당선되기도 했다.

 

고려대학교 인문학부 교수, 대전시립문학관장을 역임하고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및 한국 소설문학 지역발전위원, 한국작가교수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집으로 『신을 기르는 도시』 장편소설 『잃은 사람들의 만찬』,이제 일어나서 가자(1, 2권』등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349-3 도서출판 도화

전화 02-3012-1030 팩스 3012-1031 이메일 dohwa1030@daum.net

홍보담당: 김성달 연락처: 010-7941-7239

 




댓글

  • 이월성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1-16
  • 송주성

    축하드립니다.

    2020-11-17
  • 성지혜

    중편소설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1-17
  • 김현주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1-18
  • 이인록

    중편소설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1-19
  • 이광복

    축하합니다.

    2020-11-20
  • 김성달

    선생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1-23
  • 윤재룡

    중편소설집『숨은 꽃들의 귀환』
    출간 축하합니다. ^^*

    2020-11-24
  • 김다경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1-25
  • 박종규

    강태근 교수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2-02
  • 동주 이은정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2-03
  • 김호운

    축하합니다.

    20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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