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제목 백지영 작가 장편소설『내 황홀한 옷의 기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11-16 10:35:56
조회수 178





백지영
지음28014,000

2020111ISBN 979-11-89333-30-0 03810

 

옷은 욕망이다!

80년대부터 2000년대를 잇는 옷의 서사!

 

어느 날 얼굴에 흉터가 생긴 한 배우의 이야기

혹은 한 여자의 지독한 사랑 이야기

 

인간에게 옷은 무엇인가?

알지? 흉터는 옷의 기원이라는 거.”

 

흉터가 옷의 기원이라고요?”

맞아.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인류 최초의 옷은 핏자국이야. 원시인들은 싸움에 이긴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고 핏자국은 승자임을 나타냈으니까. (……) 그런 그들에게 흉터는 어땠을까. 역시 존경의 대상이었지. 흉터 또한 승자이자 용기를 증명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문신이나 흉터를 갖기 위해선 고통이 뒤따랐어. 바디페인팅은 영구적이지 못했을 테고. 그래서 사람들은 영구적이면서도 고통 없이 용기를 증명할 방법을 찾았지.”(본문, 42)

 

백지영의 신작 내 황홀한 옷의 기원은 인간의 옷에 대한 욕망의 세계를 다룬 소설이다. 간결하고 정감 있는 문체로, 한 영화배우의 가족사와 1980년대 정치적 상황을 결합해 옷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 문제를 스릴러적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백지영은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발표해 오고 있는 신예 작가이다. 2007년 강원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2011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했다. 첫 작품집 피아노가 있는 방을 통해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내면을 집요하게 탐색”(고인환/평론가)하여, 이른바 착한 소설의 역습이라는 평을 받았다. 2018년에는 장편소설 나의 노열 패밀리을 통해 가족소설의 문법을 바꾸며”“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고 질주하는 사회, 그 속에 놓여 갈 길을 암중모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서경석/평론가)를 썼다.

 

신작 나의 황홀한 옷의 기원은 전작처럼,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인 의··주의 문제를 다룬다. 전작에서는 을 다루었고, 신작에서는 을 다룬다. 옷은 욕망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소재이다. 소설에서는 옷을 만들고, 옷을 입고, 옷을 통해 욕망을 나타내고 실현하려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면면이 교직된다. 중심 서사는, 한 배우의 사고에서 시작된다. 한 배우가 해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런데, 수상을 축하하는 파티에서 갑자기 사라진 그는 얼굴에 심한 상처를 입고 나타나고 의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얼굴에 흉터가 생기고 만다. 실종과 상처 자체도 미스터리하지만, 상처를 입힌 후 실과 바늘로 상처를 꿰매놓은 엽기적인 사건이었다. 누가, 무슨 이유로, 한 배우의 생명줄과 같은 얼굴에 흉터를 남겼을까.

작품은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와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에 바탕을 두고 서사가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젊은 독자들과도 잘 맞는 감각적인 소설이다. 실제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교묘하게 섞이면서 1980년대를 넘어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에 육박하는 긴장감을 유발한다.(김승구/세종대 교수)

주된 서사는 배우(나중에 얼굴에 흉터를 갖게 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지만, 또 다른 인물의 서사는 말미에 드러나는 이름 없는 여자(어려서부터 얼굴에 흉터를 가진)이다. 얼굴에 흉터를 갖고 있어 늘 고개도 들지 못하고 살지만, 어린 시절 현우가 잡아준 따뜻한 손을 기억해 결국 그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했던 여자의 사랑 이야기. 따라서, 이 작품은 한 배우가 아버지를 뛰어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닌, 슬픈 상처를 가진 한 여자의 지독한 사랑 이야기일지 모른다.

 

 

   

미스터리 장르의 정통 규칙에

80년부터 2000년대를 잇는 옷의 서사를 입히다.

 

 

백지영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소설 구상의 계기가 된 경험을 들려준다. 중학교 때 당시는 물론 지금도 한국 에로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영화를 만든 감독을 아빠로 둔 학생이 있었다. 어느 날 그 감독이 학부형 자격으로 일일교사로 초빙됐다. 유명 감독을 코앞에서 본다는 설렘과 기대가 있었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중학교에 에로 영화 감독이라니.

그때의 일일 강의는 백지영 작가에게 그 시대의 모순적 상황을 상징하는 장면처럼 각인되어 있었다 한다. 하지만, 작가에게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체험이라도, 그런 상황에 반감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부조리하고 모순된 아버지의 시대에 반감을 가진 소년.

백지영 작가는 요즘의 세대간의 불신을 보며 이 작품을 구상하였다. 아버지의 세대를 부정하고 뛰어넘으려 하지만, 현 세대가 전 세대와 무관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쓰였다.

··주 중에서, 옷은 다른 것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 배부르면 음식은 더 이상 먹지 않고, 집도 여러 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드물지만, 옷은 있어도 또 갖고 싶어하고 딱히 필요 없어도 동경한다. 따라서 인간의 욕망이라는 감정을 무엇보다도 잘 드러내는 것이 바로 옷이다.


줄거리

 

배우 정현우는 권력자들이 얽힌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 해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는다. 하지만 수상 축하파티에서 그는 갑자기 사라졌고, 얼굴에 심한 상처를 입고 나타난다. 의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얼굴에 흉터가 생기고 만다.

얼굴에 흉터가 생긴 후 그의 인생은 달라진다. 어렵게 캐스팅된 영화는 번번이 실패하고 연기력까지 의심을 받는 처지가 된다. 그의 후원자인 디자이너 줄리아와 재력가인 그의 아내 신애가 그의 재기를 위해 노력하지만, 그의 추락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다큐멘터리 감독에게서 그와 그의 아버지를 다룬 프로를 만들고 싶다는 연락이 온다. 영화감독이었던 그의 아버지 정인호는 데뷔작이 인정받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에로물을 주로 찍었으며, 감독으로의 삶보다는 여자들을 배우 시켜준다며 꾀어 데리고 다니는 한량에 가까운 삶을 살았다.

그런 아버지에 관해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는 감독의 말이 현우는 내키지 않았지만, 아내 윤신애는 다큐멘터리가 그를 재기시킬지도 모른다는 꿈에 부푼다. 다시 그의 인생에 끼어든 아버지. 하지만 아버지의 영화 인생은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윤색되고 현우는 그런 상황이 혼란스럽다.

건달처럼 살아가던 아버지는 어느 날부터 방에 들어앉아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이후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며 돈을 끌어들이던 아버지는 엄마의 친정에까지 손을 벌리고 친정과 의절을 하고 살던 엄마는 분노했다. 엄마의 분노에 아버지는 일생일대의 걸작을 만들기 전까지는 돌아오지 않겠다며 집을 나갔다. 하지만 그렇게 나간 아버지는 주검이 돼 돌아오고 집에는 아버지가 영화를 만든다며 진 빚 때문에 빚쟁이들이 들이닥쳐 모든 걸 가져갔다.

현우가 사랑하는 엄마는 옷을 만드는 사람으로 재봉틀에 앉아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집안에 들이닥친 빚쟁이들은 엄마의 재봉틀까지 가져가고 재봉틀을 빼앗긴 엄마는 결국 집을 나갔다. 이후 고아가 된 현우는 가난과 수치만을 물려준 아버지를 원망하며 떠돌다가 지방의 한 술집에서 심부름을 하던 중 우연히 알 파치노의 영화를 보고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자신은 아버지와는 다른 영화인 즉 정말 좋은 작품을 남기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현우가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그 영화를 찍은 것도 아버지와 다른 삶을 살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늘 그가 하고 싶어하는 일은 적극적으로 도와주던 후원자 줄리아는 그 영화를 찍는 것을 반대했다. 줄리아가 반대한다는 사실에 오히려 아내 신애는 자신이 자본을 끌어들여 적극적으로 영화를 완성하고 결국 현우에게 남우주연상이라는 쾌거를 안겼다. 하지만 그 영화로 인해 결국 상처를 입고 현우는 그렇게 경멸하던 아버지를 끌어들여 재기를 노리는 처지가 되었다.

드디어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고 현우는 뜻밖에도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소재가 된 사건에 아버지가 개입돼 있음을 알게 된다. 아버지와는 다른 진정한 영화인이 되겠다고 생각했던 현우는 깨닫는다. 좋은 작품으로 아버지를 뛰어넘을 것이라 생각한 건 오만이었음을.

(작품의 말미에서, 현우의 얼굴에 상처를 입히고 그 상처를 실과 바늘로 꿰매 흉터를 남긴 이가 누구인지 밝혀진다. 또 현우의 영화 출연을 반대했던 후원자 줄리아의 과거 행적도. , 아버지 자신이 만들려 했던 영화가 실제 아버지의 일이었음도.)

 

 

추천의 글

 

간결하고 정감 있는 문체로 일상의 사건들을 맛깔나게 그려내던 백지영의 새 소설을 기대하며 읽어보았다. 이 작품은 인간에게 옷이란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한 영화배우의 가족사와 1980년대 정치적 상황을 결합해 스릴러적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과정에 실제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교묘하게 섞이면서 1980년대를 넘어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에 육박하는 긴장감을 유발한다. 이 작품은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와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에 바탕을 두고 서사가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요즘 젊은 독자들과도 잘 맞는 감각적인 소설이다.

김승구(세종대 교수)

 

작가가 된 후, 정갈한 단편을 발표해 오던 그녀가 두 번째 장편을 내놓습니다. 저자의 아름다운 심성이 장편의 서사 안에 어떻게 교직되어 있을까. 문장을 너머 그 뒤를 흐르고 있는 저자의 가슴에 귀를 기울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수산(소설가)

 

저자 소개

 

 

백 지 영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세종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곰탕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했으며, 세종대에서 문학과 영화 등을 강의했다.

작품집으로 피아노가 있는 방, 장편소설로 나의 노열 패밀리가 있다.

    

차례

 

프롤로그

1. 핏빛 붕대

2. 옷의 기원

3. 신애의 옷

4. 아버지의 옷

5. 옷의 인연

6. 아버지의 시대

7. 파란 대문집 아이

8. 엄마의 옷

9. 꿈속의 여인

10. 분홍빛 원피스

11. 기억 속의 소년

12. 줄리아의 옷

13. 현우의 옷

14. 위험한 영화

15. 위험한 파티

16. 드러난 진실

에필로그 : 내 황홀한 옷의 기원

또 하나의 에필로그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알지? 흉터는 옷의 기원이라는 거.”

집을 나서기 전 넥타이의 매듭을 묶으며 신애는 그의 눈을 힘주어 들여다봤다. 현우는 언젠가 줄리아의 패션센터에 걸렸던 자신의 사진을 떠올렸다. 그때 사진과 더불어 강렬하게 꽂혔던 기원으로 돌아가라는 문구를.

 

 

흉터가 옷의 기원이라고요?”

사진의 콘셉트를 듣던 현우는 줄리아를 의아한 눈으로 바라봤다.

맞아.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인류 최초의 옷은 핏자국이야. 원시인들은 싸움에 이긴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고 핏자국은 승자임을 나타냈으니까.”

줄리아는 어느 때보다 확신에 차 있었다. 현우는 그녀의 눈빛에 압도돼 그저 듣기만 할 뿐이었다.

지금도 아마존이나 아프리카 원시 부족들의 사진을 보면 바디페인팅이나 문신을 한 것을 볼 수 있어. 일부러 얼굴을 험상궂게 만드는 거야. 그런 그들에게 흉터는 어땠을까. 역시 존경의 대상이었지. 흉터 또한 승자이자 용기를 증명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문신이나 흉터를 갖기 위해선 고통이 뒤따랐어. 바디페인팅은 영구적이지 못했을 테고. 그래서 사람들은 영구적이면서도 고통 없이 용기를 증명할 방법을 찾았지.”

줄리아는 테이블에 있던 목걸이를 들어보였다. 은색 스네이크 체인에는 해골 모양의 펜던트가 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그녀는 옆에 있는 마네킹의 목에 목걸이를 걸고는 현우를 바라봤다.

바로 이렇게 전리품을 몸에 지니기 시작했지. 목에 두른 것이 상의의, 허리에 감은 것이 하의의 시작이었어.

줄리아는 마네킹의 목과 허리를 차례로 손으로 가리켰다.

42-43

 

그날 알 파치노의 옷에 물들던 붉은 핏방울과 화면 속 여인들의 옷이 오버랩되고 있었다. 현우는 눈이 어지러웠다. 늘 영화에 출연시켜 주겠다며 여자들을 데리고 다니던 아버지. 엄마가 만든 옷을 입기 위해 아버지를 따라다니던 여자들. 그리고 줄리아의 흰 옷.

김 감독이 가져온 시나리오를 봤을 때 현우는 생각했다. 이 이야기라면. 이렇게 위험한 소재를 다룬 영화를 한다면. 사람들은 에로감독의 아들이라는 것도, 줄리아와의 스캔들도, 돈 많은 상속녀와의 결혼도 더 이상 떠벌이지 못할 거라고. 아니 세상은 그가 찍은 영화로 인해 달라질 거라고.

영화가 세상에 나온 후 사람들은 그의 용기에 박수를 쳤다. 덕분에 세상은 잊혔던 사건에 다시 관심을 기울였다. 그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제보자들도 속속 나타났다. 제작팀에서 입수한 사진도 그들에게 받았던 걸까. 그리고 이제 별장으로 여자들을 데려간 게 아버지라는 걸 세상은 곧 알게 되겠지. 거기까지 생각한 현우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벌써 전화가 빗발쳐요. 당신을 섭외하겠다는 방송도 많다는데요.”

또 누군가의 전화를 받으려던 신애가 방에서 소리쳤다.

현우는 신애의 기쁨에 찬 목소리를 듣고도 멍하니 자막이 올라가는 화면을 바라봤다.

그는 알았다. 결국 스크린을 자신의 의지대로 만들며 아버지에게 복수하겠다는 생각은 오만이었다는 걸. 조롱하는 것만 같은 텔레비전을 끄려던 그는 하지만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꼼짝하지 못했다. 그의 손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언제부턴가 얼굴의 흉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262-263

 




댓글

  • 이월성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1-16
  • 송주성

    축하드립니다.

    2020-11-17
  • 성지혜

    장편소설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1-17
  • 김현주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1-18
  • 이광복

    축하합니다.

    2020-11-20
  • 김성달

    선생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1-23
  • 윤재룡

    장편소설『내 황홀한 옷의 기원』
    출간 축하합니다. ^^*

    2020-11-24
  • 동주 이은정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020-12-03
  • 김호운

    축하합니다.

    20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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